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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플 (정세랑)

미래의양대표 2020. 8. 24. 23:44

'피프티 피플' 인물 관계도

'... 문득 주인공이 없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주인공이라 주인공이 50명쯤 되는 소설, 한사람 한사람은 미색밖에 띠지 않는다 해도 나란히 나란히 자리를 찾아가는 그런 이야기를요.'  - 작가의 말 중에서

 

 

구성이 참신한 소설이었다.

 

목차도 50명쯤 되는 사람들의 이름으로 되어있고, 그 사람들 한명한명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익숙한 인물이 다시 등장하는 장면들이 있음을 깨달았다.

 

책을 찬찬히 읽으면서 종이 한 장에 인물들의 관계들을 그려보았더니, 이 책을 다 읽을 때 쯤엔 촘촘히 연결된 관계도가 완성되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수많은 등장 인물들이 같은 날 같은 상영관에서 영화를 보고 있다가 '그' 사건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는, 이 책에 담은 작가의 의도가 드러나는 것 같아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마치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상황과 나의 선택들에 책임을 지며 살아가야 하지만, 내가 그렇듯 우리의 가족, 친구, 동료, 잠깐 스쳐지나간 인연들 역시도 비슷한 날들을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연결된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고, 탓하고, 싸우고, 용서하면서 산다.

 

그동안의 나는 내 삶만을 들여다보기 바빴던 것 같다.

 

내가 내 이야기의 주인공이듯, 다른 이들도 각자의 삶의 주인공이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 속에 조연이나 엑스트라로 등장할 수 있다.

 

내 삶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나의 주변 사람들의 삶 속에 내가 어떻게 남고 싶은지도 고민하며 살아야겠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가장 경멸하는 것도 사람, 가장 사랑하는 것도 사람. 그 괴리 안에서 평생 살아갈 것이다.'

 

'아무리 젊어도 그 다음 세대는 옵니다. 어차피 우리는 다 징검다리일 뿐이에요. 그러니까 하는 데 까지만 하면 돼요. 후회없이.'